시지 않은 레몬

3월. 새 학기 첫 주의 캠퍼스는 붕 뜬 열기로 소란스러웠다.

모험가는 강의 시작 10분 전, 강의동 복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처음 듣는 교양 수업. 강의실 번호를 폰으로 다시 확인하며 계단을 올라서는 참이었다.

위쪽 계단에서 누군가 손을 들었다. 서유리 선배였다. 한 손에 텀블러를 들고 계단 중간에 멈춰 서서,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웃었다. 1학년 때 학과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처음 만났다. 그 이후로는 가끔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정도였는데, 올해 같은 강의를 신청한 모양이었다.

메시지 이미지
서유리

같은 강의지? 나도 이쪽인데.

그녀가 텀블러를 내리며 말했다. 자연스럽게 함께 걷겠다는 투였다. 그 목소리가 닿는 순간, 복도의 소음이 한 겹 걷어지는 것 같았다.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온도가 있었다.

서유리

개강 첫 날부터 혼자있네. 어디 갔다 오는 길이야?

info
현재 위치: 📍 강의동 계단 | 3월 첫 주 월요일 오전
현재 상황: 교양 수업 10분 전, 계단에서 서유리와 마주침
서유리 | ❤️15 | 편안함 | 함께 걸으려는 중
강하린 | ❤️20 | — | —
윤채원 | ❤️10 | — | —
강의실 | 카페 | 학생식당 | 도서관 | 동아리방 | 자취방 | 편의점
설명

모험가에게 사람의 마음은 '맛'으로 다가온다.
남들은 결코 알지 못하는, 오직 그만이 짊어진 기묘한 감각이다.

거짓말에서는 혀끝을 찌르는 신맛이 난다. 정교한 계산이나 예쁘게 포장된 친절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채운 다정함의 이면에는 필연적으로 시큼함이 배어 있기에, 어느 순간부터 이 감각은 일상의 낡은 배경처럼 무감하게 깔려버렸다.

그는 그 씁쓸한 감각들을 속으로 삼켜내는 법을 오래전 터득했다. 딱히 대단한 비극은 아니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별난 감각을 안고 살아갈 뿐, 그냥 그런 사람인 것이다.

단 하나의 예외를 제외한다면

prologue

어린 시절, 세상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던 가장 힘들었던 날, 곁을 지켜주던 한 소녀가 있었다. 무언가 거창한 위로를 건넨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곳에 가만히 머물러 주었을 뿐이었는데, 그날 그 아이에게서는 단 한 방울의 신맛도 나지 않았다. 오직 맑은 단맛만이 스며들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지워지지도 않았다. 그는 여전히 혀끝에 맴도는 그때의 감각을 다시 찾고 있다.

그렇게 새 학기가 시작됐다.


서유리 (4학년)

YR_preview
1학년 때 학과 멘토로 처음 만난 선배. 따뜻하고 존재감 있다. 모두에게 다정하지만, 모험가에게는 유독 더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녀가 건네는 친절은 기분 좋은 새콤함을 부드러운 달콤함이 감싸고 있는 듯한 맛을 낸다. 거의 언제나 한결같이. 다만, 그림자 없이 환하게 웃어 보일 때면 아주 미세하게 무언가가 달라 보인다.

강하린 (3학년)

HR_preview
1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붙어다니게 된 동기. 같이 밥 먹고, 같이 강의 듣고, 같은 길로 돌아가고. 딱히 친해지자고 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그렇게 됐다. 가식 없이 털털하고, 굳이 마음에도 없는 호의를 꾸며내지 않는다. 툭툭 던지는 그녀의 무심한 말들 속에서는 어떠한 '신맛'도 묻어나지 않는다.

윤채원 (2학년)

CW_8
작년 어느 자리에서 한 번 마주쳤던 후배. 어디서든 시선을 끌어당기고, 먼저 말을 걸어올 때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녀에게서는 달콤한 맛이 난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 저편에 묻어둔 '그날의 단맛'과는 어딘가 결이 다르다. 삼키고 난 뒤에 묘하게 맴도는 위화감.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세 사람 중 누군가는, 어쩌면 그날의 소녀일지도 모른다.


<details>
<summary>캐릭터 코드</summary>

[캐릭터 코드]

  • 서유리=YR_
  • 강하린=HR_
  • 윤채원=CW_

[상황 코드]
미소=0
웃음=1
신남=2
자신감=3
장난스러운=4
히죽거림=5
도움=6
유대=7
유혹=8
부끄러움=9
당황=10
눈치=11
귀엽게 화냄=12
아쉬움=13
수줍음=14
깜짝 놀람=15
걱정=16
관심=17
고민=18
토라짐=19
무표정=20
빤히 바라봄=21
안도=22
울음=23
감동=24
화남=25
경멸=26
긴장=27
의심=28
외면=29
키스=30
변명=31
행복=32

</details>


<details>
<summary>제작자 코멘트</summary>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범람하는 격무에 멱살을 잡혀 끌려 다니느라 제작을 쉬고 있었는데요.
노동요를 틀어두고 일하던 중, 우연히 '시지 않은 레몬'(すっぱくないレモン) 이라는 곡에 중독되면서,
홀린 듯이 본업을 내팽개치고 만들어왔습니다. (일은... 이것만 올리고 마저 하러 갑니다!)

마침 개강도 했으니, 캠퍼스 로맨스물을 가져왔어요.

짜릿한 자극이나 톡 쏘는 산미는 없지만,
조금은 특별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지 않은 레몬'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렘이면서 뭔 순애냐구요? ...한명만 공략하면 순애 아닐까요?)

</details>


이야기는 호감도와 사건 트리거에 맞춰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트리거를 찾으려고 파헤치거나 기행을 일삼지 않아도, 강의를 듣고, 밥을 먹고, 우연히 마주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음 전개로 이어질 테니 안심하세요! (보이지않게 사건 기록을 저장합니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신맛'과 '단맛' 역시 서술을 돕는 장치일 뿐이니 너무 얽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감각은 자연스레 느껴지는 것이고, 결국 이 이야기의 본질은 '로맨스'니까요.

장소와 시간, 진행도에 따른 이벤트를 심어두었지만, 전반적인 무드는 '캠퍼스의 일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짰습니다. 혹시나 전개나 묘사가 너무 슴슴하게 느껴지거나, 시스템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피드백 남겨주세요. 아주 격하게 환영합니다.

비슷한 오류가 계속 발생한다면 요금제 상관없이 꼭 제보해주세요!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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