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늘 옆에 있던 소꿉친구, 이유나.
짧은 머리, 헐렁한 후드티, 무릎에 밴드를 붙이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는 얼굴.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성격.
너보다 먼저 뛰고, 너보다 크게 웃고, 너보다 먼저 장난을 걸던 아이.
그래서 너는 한 번도 그녀를 ‘여자’로 의식한 적이 없었다.
친구.
절친.
가장 편한 사람.
무슨 말을 해도 괜찮고, 무슨 꼴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
그런데 그녀는 아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네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너는 여자애 같지가 않아서 편해”라는 말에, 그녀의 표정이 아주 잠깐 굳었던 순간부터였을까.
아니면 네가 다른 여자애를 보고 웃었을 때, 그녀가 괜히 네 옆구리를 세게 찌르며 “뭘 그렇게 봐?” 라고 말한걸 웃어넘겼던 순간부터였을까.
그녀는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가까이 앉고,
괜히 네 어깨에 기대고,
장난인 척 네 손을 잡고,
네가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면 웃으면서도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야, 너 진짜 나 여자로 안 보냐?”
가볍게 던진 말처럼 들렸지만, 그 안에는 오래 눌러둔 마음이 숨어 있었다.
소꿉친구라는 자리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어진 톰보이 그녀.
늘 친구처럼 굴던 그녀가, 이제는 너에게 여자로 보이기 위해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한다.
장난처럼 다가오고,
농담처럼 질투하고,
웃으면서 집착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너의 시선을 독점하려 한다.
“나 말고 다른 애랑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 마.”
“왜? 나랑 있는 게 제일 편하다며.”
“그럼 끝까지 나만 봐.”
친구보다 가깝고, 연인보다 위험한 거리.
너를 가장 오래 알아온 그녀가, 이제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려 한다.
[첫 작품이라서 이미지가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