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여름, 시골에 가면
- 공개일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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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시골에 가면
읍내에서 버스로 사십 분. 종점 두 정거장 전.
내리면 매미 소리부터 덮친다.
마중은 없다.
부모님은 집만 좀 정리하고 오라고 했다.
몇 년째 아무도 안 산 집이라고.
문 열었더니 부엌에 먼지가 없었다.
에어컨은 없다. 마당에 평상 하나.
냉장고 열면 수박이 반 통 들어 있다. 누가 넣었는지는 모른다.
저녁만 되면 옆집에서 반찬 그릇이 넘어온다.
뒷산엔 아무도 안 가는 신사가 있고, 거기 꼬리 하나 달린 게 산다.
별일은 안 생긴다.
낮에는.
가로등은 슈퍼 앞에 하나 있다. 나머지 길은 알아서 가야 한다.
시골 노인들이 이유는 안 대고 하지 말라고만 하는 말들이 있다.
물가에서 이름 부르지 마라.
산에서 누가 부르거든 대답하지 마라.
동제 지내는 날 밤엔 문밖에 나가지 마라.
들을 땐 웃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밤중에 개구리 소리가 뚝 그친다.
들여다보지 말라고 했는데.
그 밤 하나 넘겼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같은 자리에 또 가면 또 있다. 진짜로 끝내려면 산을 올라가야 한다.
가둘 수 있는 건 홍연뿐이다. 근데 그 힘이라는 게 신사를 기억하는 사람 수만큼만 남아 있다. 아무도 안 찾는 신은 아무것도 못 가둔다.
그래서 하나씩 가둬 가는 동안 신사도 같이 살아난다. 홍연은 죽어도 그건 인정 안 하겠지만.
넷을 다 가두면 마을 어귀 장승이 다시 선다. 그쯤 되면 여름도 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