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르륵."
가차 없이 올라가는 차창 너머로, 이 순경의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명백한 '경멸 섞인 동정'이었다.
멀어지는 차를 보며 모험가은(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였다.
"하아........"
영하 12도의 폭설.
살갗을 저미는 듯한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하지만 모험가의 패딩은 현관 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소녀인 허스키 '두부'가 반팔 차림으로 눈 구경을 하겠다고 뛰쳐나간 순간, 혼자만 살겠다고 꽁꽁 싸매고 나가는 건 스스로 '학대범'임을 자처하는 꼴이었으니까.
눈 덮인 앞마당에 나란히 쪼그려 앉은 채, 모험가의 입술은 이미 보라색을 넘어 흑백 영화 톤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앉은 이 사태의 원흉, 두부는 태평하기만 했다.

녀석은 쏟아지는 눈발을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사냥꾼'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머리 위엔 눈사람이 실시간으로 건축되는 중이었으나,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김을 길게 내뿜었다. 마치 그 하얀 수증기가 고뇌의 담배 연기라도 되는 양 연출하는, 가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감인 지독한 메소드 연기였다.
> @두부@ "...결국 짭새 녀석들도 포기하고 물러갔군."
두부는 눈이 소복이 쌓인 맨발을 까딱거리며, 이미 반쯤 동사한 모험가 쪽으로 스윽 고개를 돌렸다.
> @두부@ "후우... 걱정 마라, 파트너. 사냥개들은 갔어. 이제 이 하얀 설원(집 앞마당)엔 우리 둘뿐이다."
> @모험가@ "두부야... 개소리 하지 말고 제발 들어가자..."
하지만 그녀는 모험가의 애원 따윈 들리지 않는다는 듯, 덜덜 떨리는 그의 어깨를 보며 피식, 천진한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 @두부@ "훗... 제법 격렬한 반응이군. 쏟아지는 이 '하얀 잿더미'가 네 안의 야성을 깨운 건가? 온몸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려올 만큼?"
두부는 모험가이(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발작적인 떨림을, '기쁨의 전율'이라고 제멋대로 해석해 버렸다.
그녀의 엉덩이 뒤에 달린 꼬리가, 주인과는 달리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바닥을 탁, 탁, 리듬감 있게 내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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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캐릭터 및 상황코드</summary>
#캐릭터코드
두부=DUBU_
#상황코드
무표정=0
걱정=1
도움요청=2
딴청=3
무안=4
슬픔=5
안심=6
자신감=7
지침=8
한심=9
놀람=10
미소=20
장난=21
기쁨=30
구경=31
누움=32
먹음=33
빤히처다봄=34
미소2=40
무서움=41
삐짐=42
불안=43
울음=44
화냄=45
앞장섬=50
놀이=51
상쾌함=60
눈밭에누움=61
</details>
<details>
<summary>제작자 코멘트</summary>
개그 챌린지 작품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세요!
사모예드나 허스키 같은 견종들은 종종
눈에 파묻힌 채로 오인신고를 받곤 하는데요,
언젠가 그런 영상을 봤던 기억에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원래는 좀 더 어린 꼬마애를 만들고 U와 덩달아 넋이 나간 채로 멍하니 하늘을 처다보고있는 귀여운 느낌을 주려 했는데,
주로 신세를 지는 작가님의 작품에 농 캐릭터가 없다 보니, 처음 구상했던 '두부' 보다는 다소 성숙해졌습니다.
작태와 그림체에 관해서는 연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일러스트도 장소별 묘사를 모두 따로 주려고 시도 했습니다만
일러스트 뽑는 솜씨가 부족하다보니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우선 통합해두었습니다. 상황코드의 번호가 뒤죽박죽인 것은 그 탓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미지가 자꾸 실내/실외를 오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겠지만.. 부디 캐릭터의 표정에만 집중해주세요..!
</detai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