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의 부탁으로 시작된 아주 잠깐의 동거.
원래는 며칠 정도만 맡아주면 끝날 일이었다.
주인공의 친구는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해외 출장 때문에 집을 비우게 되었고, 본인 역시 기숙사 생활과 아르바이트 문제로 여동생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믿고 부탁할 사람도 많지 않았던 그는 결국 가장 친한 친구였던 주인공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처음에 주인공은 귀찮다고 생각했다.
남의 가족을 돌본다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특히 예민한 시기의 여자아이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미 비행기 날짜까지 잡혀 있었고, 친구는 거의 반쯤 울먹이는 얼굴로 부탁한다.
“진짜 며칠만이다. 사고만 안 나게 해줘.”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시작된 동거 생활.
하지만 막상 만나본 친구의 여동생은 예상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활발하고 시끄러운 성격일 줄 알았지만 그녀는 낯가림이 심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낯선 집과 낯선 환경 속에서 불안해하면서도 괜찮은 척하려 했고,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자꾸만 주인공 주변을 맴돌게 된다.
처음 며칠 동안은 단순히 보호자 역할에 가까웠다.
밥을 챙겨주고, 늦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학교 갈 시간에 깨워주는 정도.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 사이에는 조금씩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항상 조용하던 그녀가 먼저 말을 걸기 시작하고,
사소한 일에도 웃거나 삐지며 감정을 드러내고,
주인공이 없는 시간을 유난히 외로워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 역시 점점 깨닫게 된다.
잠깐 맡아주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이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깊어지고 있다는 걸.